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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우거 작성일20-11-21 10:59 조회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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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3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5회초 두산 투수 김강률이 역투하고 있다.[연합뉴스]
투수(投手)는 영어 ‘피처(Pitcher)’를 번역한 말이다. 피처는 던진다는 뜻인 ‘피치(Pitch)’에 접미사 ‘er’을 붙여 던지는 사람이나 행위라는 의미를 갖는다. 옥스포드 영어사전 어원 풀이를 보면 피처는 건초를 마차에 던져 넣는 것을 의미했다. 미국 야구 초창기 시절인 1845년까지 야구에서 피처는 타자에게 공을 서브(Serve)하는 선수를 지칭했다.

투수라는 말은 일본에서 건너왔다. 일본 야구 용어의 창시자로 알려진 메이지 시대 문학가 마사오카 시키(1867-1902)가 던지는 사람이라는 뜻인 ‘투자(投者)’라는 말을 처음으로 쓰면서 투수라는 용어가 개념화됐다고 한다. 한자어 투(投)는 손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에 뭉둥이를 뜻하는 수(殳)가 합성된 말이다. 투는 본래 뭉둥이로 친다는 의미였는데 던진다는 의미로 전환됐다고 한다. 시키는 타격을 하도록 공을 던지는 역할을 하는 이를 투자라고 말했던 것이다. 이후 어떤 일을 능숙하게 하거나 버릇으로 자주 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인 ‘손 수(手)’자를 같은 의미의 ‘놈 자(者) 대신 써 투수라고 부르게 됐다. (본 코너 14 '‘선수(選手)’에 ‘손 수(手)’자가 들어간 까닭은' 참조)

조선왕조실록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도 전혀 투수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투수라는 말은 일제 강점기에 들어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막연하게 일본에서 건너온 용어라는 생각을 하고는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조선시대 이후라는 것을 조선왕조실록 검색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미국야구 초기에 투수는 원래 타자가 칠 수 있도록 공을 던지는 단순 역할을 하는 존재였다. 크리켓처럼 반발력이 적은 공을 쓰던 시절이라 투수는 힘들이지 않고 던지는 일만 했다. 미국 야구 공식 역사에 따르면 1884년 이전에는 오로지 언더핸드스로(Underhand Throw)만 던질 수 있었을 뿐 팔을 어깨 위로 치켜들어 던지는 오버핸드스로(Overhand Throw)는 일절 허용하지 않았다. 쉽게 말하면 맞춰잡는 야구만을 했을 뿐이었다.

반발력이 큰 딱딱한 공이 등장하고 투구 기술이 진화하면서 투수는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가 됐다. 투수진이 강한 팀이 경기에서 승리하고, 우승을 차지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투수는 전문화, 세분화됐다. 선발투수와 여러 명의 구원투수가 서로 교대해 가면서 투수진을 운용하게 된 것이다.

투수 개인의 특성에 따라 투수진은 선발(Starting), 구원(Relief), 중간계투(Middle Relief), 셋업(Set Up), 마무리(Closer), 원 포인트(One Point) 구원, 패전 처리(Mob Up) 등으로 다양하게 운영한다. 투구하는 손에 따라 오른팔로 던지는 우완투수(右腕投手), 왼팔로 던지는 좌완투수(左腕投手) 등으로 나눈다.

투수는 투구하는 동작에 따라 유형을 분류하기도 한다. 오버핸드스로와 언더핸드스로 말고도 공 쥔 손을 귀와 어깨 중간 높이로 올려 비스듬한 각도로 던지는 스리쿼터, 공을 허리 높이에서 던지는 사이드핸드스로(Sidehand Throw) 등이 있다. 타자를 상대하는 방법에 따라서 투수 유형을 나누기도 한다. 정통파(Orthodox Style)는 오버핸드스로 스타일이면서도 상대를 가리지 않고 항상 정면 승부를 시도하는 투수를 말한다. 기교파(技巧派)는 구종과 투구 코스를 다양하게 배합하여 타자에게 좀처럼 잡히지 않게 기교 중심으로 운영하는 투수를 이른다.

투수는 장비를 거의 착용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모자, 글러브, 야구화등이 사용하는 장비다. 투수들은 분말 로진 봉지를 마운드에 보관할 수도 있다. 공을 잘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손가락에 분말 가루 비슷한 것을 바르며 투구를 한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울산현대가 상하이 선화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카타르에서의 ACL 일정을 시작한다.

울산현대는 21일(토) 오후 10시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상하이 선화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조 2차전을 치른다. 이번 시즌 ACL에서 울산현대는 FC도쿄(일본), 상하이 선화(중국), 퍼스 글로리(호주)와 한 조에 편성됐다. 지난 2월 11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펼쳐진 FC도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ACL이 중단됐고, 9개월이 지난 뒤 카타르에서 중립 경기로 남은 5경기를 소화하게 됐다.

울산현대 선수단은 지난 16일 인천에서 항공편을 이용해 카타르 도하에 도착했고, 입국 직후 실시한 코로나 검사에서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곧바로 여장을 풀고 현지 적응 훈련에 돌입, 조직력을 다지면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울산현대는 지난 시즌 ACL 당시 16강에서 대회를 마감했다. 카타르에서의 첫 경기에서 상하이 선화를 반드시 잡고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로 경기에 나선다.

각급 대표팀에 소집됐던 선수들의 복귀는 반가운 소식이다. U-23 대표팀에 소집돼 이집트,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던 이동경과 설영우가 16일 밝은 모습으로 돌아와 첫 훈련에 참가했다. 국가대표팀에서 멕시코, 카타르를 상대했던 정승현, 원두재, 김태환도 카타르로 날아왔다.

이번 상하이전에선 조수혁이 골문을 지킬 전망이다. 조수혁은 인천유나이티드 시절 김도훈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최후방을 사수했다. 2017년 울산에 입성해 네 시즌 동안 리그 20경기에 출전(17실점)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상하이 선화는 이번 시즌 중국슈퍼리그(CSL)를 7위로 마치며 지난 시즌 13위였던 순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상하이 선화에는 울산에서 프로 데뷔한 공격수 김신욱이 몸담고 있어 국내 팬들에게 더욱 익숙하다. 상하이 선화는 지난 18일 열린 퍼스 글로리 전에서 펑 신리와 유 한차오의 골로 2대1로 승리한 후 울산현대를 상대로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김신욱의 출전 여부는 이번 경기의 주된 관전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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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경기는 JTBC Golf&Sports에서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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⑫ 코로나19 시대의 돌봄 현장

돌봄노동자 선의에 기댄 시스템
재생산 안 되고 인정도 못 받아
돌보는 이 안전이 공동체의 안전

선별진료 업무에 집중하는 보건소
공공보건사업 대면서비스도 중단
아픈 사람도 지역에서 함께 살아야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들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전태일다리에서 열린 ‘26차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에서 요양보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14층 어르신도 있는데 봐주시면 안 될까요?”

코로나19가 여전히 유행이라 방문 진료를 하는 나는 항상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코로나와 더불어 계절 독감이 동시 유행할 거라는 전망과 독감 백신의 안전성 논란으로 노약자와 그들을 돌보는 이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그들을 마주하는 의료진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2차 유행이 온 상황에서 집에서 칩거하는 노약자들의 상황은 ‘코로나 레이다’에 걸리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나에겐 오히려 해야 할 일이 선명해졌다고 할까. 그렇기에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가야 할 곳이라면 기꺼이 가보리라 마음을 다진다.

진희(가명)님은 석준(가명)님을 돌보는 요양보호사이다. 임대아파트에 위치한 복지관의 간호사 선생님이 의뢰해주신 석준님은 척추협착증과 낙상으로 인한 전신 통증, 인지저하 증상을 가진 채 와상 상태로 홀로 거주하고 계셨다.

“선생님, 제가 기저귀로 대소변 이렇게 다 치우고 있어요. 너무 힘들어요. 자식은 모르는 척이에요.”

진희님은 하소연을 하신다. 석준님 자녀와의 문자 대화 속에서도 그간의 노고를 알 수 있었다. 대체로 진희님이 자녀분께 보내는 문자였고, 자녀분들은 여기에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어디 아프신 데 있으세요? 저한테 다 말씀해보세요.”

“괜찮아요. 안 아파요.”

“다 말해요. 맨날 아프다고 하면서.”

석준님은 인지가 또렷하진 않았고 묻는 말에 충분한 답을 해주지 못했다. 몇개 남지 않은 치아로 음식을 씹기 힘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충분한 영양섭취도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통증은 붙이는 마약성 진통제로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자녀분들은 저보고 알아서 하라고 해요. 내가 못 돌보면 자신들은 손 놓겠다고 하네요. 이미 법적으로 끊어진 상태라고 하고요.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거의 24시간은 들여다보고 있는 셈인데 급여는 3시간밖에 못 받아요. 이게 말이 되나요? 예전에 조금 걸을 수 있으셨을 땐 새벽에 밖에 나가시는 거예요. 걱정되어 밤에도 제가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죠.”

진희님의 경우 오전 몇시간만 노동으로 겨우 인정받을 뿐인데, 근처에 살아서 밤에도 혹시 어른께 문제가 없는지 때때로 들여다보고 있었다. 석준님도 안쓰럽지만 진희님의 정성이 대단했다. 현재는 돌봄 여력의 한계로 어쩔 수 없이 석준님을 시설로 모시는 것을 고민하고 있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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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대면 서비스의 공백

진희님이 봐달라는 분을 만나러 14층에 가보니 90대 와상 어르신이 계셨고, 그의 집에선 또 다른 요양보호사님이 나를 맞이해주셨다. 이렇게 돌봄을 매개로 존재와 존재가 연결되는 ‘돌봄 경제’의 현장을 종종 마주한다. 그곳에서 국가가 인정한 돌봄 노동 이상 자신들의 선의로 해내는 돌봄의 결실을 목격한다.

돌봄 노동자들은 꼭 이웃의 아픔을 전해주는데 그들의 마음이 고맙다. 이 노력이 결코 미담으로 그쳐선 안 될 텐데, 돌보는 이들의 노동이 제대로 인정받아야 돌보는 이도 돌봄을 받는 이도, 아파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텐데 하고 속으로 생각한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보건소는 빠르게 대면 서비스를 중단하고 선별진료 업무에 집중하였다. 공공 보건사업으로 진행되는 장애인 방문건강관리 사업, 방문간호, 영양 증진, 만성질환 교육, 청소년 건강증진 사업 등은 전면 중단되었다. 코로나 초기 공포감이 다소 사라지니 대면 서비스의 중단이 이제 눈에 띈다.

복지관에서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양질의 식사가 중단된 이후 주로 노인들과 장애인인 이용자들은 어떻게 식사를 챙겼을까? 공공 체육시설에서 수영, 탁구, 배드민턴 등의 여가를 즐기던 장애인들도 서비스의 중단으로 칩거했다. 어떤 분들에게는 공공 대면 서비스의 공백은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나 역시 코로나 시기 만성질환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환자들에게 항상 마음이 쓰였다.

진수(가명)님은 뇌졸중 이후 반신마비가 있지만 복지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재활병원에 꾸준히 다니며 건강관리를 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모든 활동이 중단되고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해 눈에 띄게 살이 찌고 당뇨 수치가 악화되었다. 나름대로 재차 교육하고 당부하고 있지만 그간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것만 같아 아쉬웠다.

“재난지원금이 나와서 덕분에 잘 먹었죠” 하시는데 서로 씁쓸히 웃을 수밖에 없었다. 진수님이 그간 해온 방식대로 다시 잘해내리라 믿지만 건강관리의 책임은 온전히 개인에게만 맡겨졌다. 지방자치단체 혹은 국가 차원에서 코로나 이후 취약계층의 포괄적 건강관리를 위해 전보다 더 힘써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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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는 곧 ‘돌봄 재난’

코로나 2차 유행, 3차 유행을 대비하며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간의 성공적인 방역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배제된 이들을 찾고 ‘안전한 거리 좁히기’로 소외를 막는 일이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돌보는 이들을 지키는 일이다.

얼마 전 지역 시민사회 코로나19 대응 포럼에 참여했을 때 재가요양센터 담당자의 하소연에 가까운 발표를 들었다. ‘코로나 걱정만 있고 대책 없는 돌봄 현장’이라는 제목으로 “대중교통 이용 말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라” “누굴 만났는지 어디에 갔다 왔는지, 하루 일과 이용자에게 보고하라” “최소한 방역물품도 종사자 개인이 구매하라” 등 도무지 현실감 없는 현실의 요구가 있다는 사실을 지적해주었다.

돌봄 노동자의 이동은 우리가 적극적으로 지켜야 할 이동이다. 물론 이동에는 바이러스 전파의 위험이 따르기에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돌봄 담당 필수 인력을 공동체가 보호해야 한다. 돌봄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 스스로 위생수칙을 지킬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이다. 그들이 안전한 이동을 할 수 있도록 동선을 확보해야 할 뿐 아니라 무리하게 일하지 않도록 고용의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 사회를 지키는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주어야 한다. 예산을 써야 한다면 돌봄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쪽에 써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돌봄의 공백은 특별히 취약한 사람들 사이에서만 발생하지 않았다. 사회적 돌봄 역할을 조금씩 담당했던 지역 아동센터,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의 폐쇄는 부모들의 돌봄 부담을 가중시켰다. 청년 공간의 폐쇄로 청년들도 갈 곳이 없다. 청년 자살은 코로나의 또 다른 합병증이다. 코로나 위기의 다른 말은 돌봄 재난이다. 안전한 긴급 돌봄 공간과 그것을 지킬 인력을 확보해 돌봄과 호혜의 공동체를 작동시켜야 한다. 그것이 현재로서는 비용이라 생각되지만 긴급 돌봄 지원이 코로나 이후에도 이어진다면 이 혜택은 다시 우리 모두와 지역사회에 돌아온다.

이제는 케이(K)-방역이 아니라 케이(K)-돌봄의 전면적 확장을 주장하여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코로나 전사’를 칭송하기 이전에 코로나로 인한 전사자가 있지 않은지 하루빨리 찾고 돌보아야 하지 않을까? 아직 지역사회는 아픈 이를 돌볼 준비가 안 되어 있다. 먹거리, 산책로, 말벗, 여가, 의료, 복지, 돌봄 등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여러 삶의 조건들이 있을 텐데 아픈 이와 보호자 입장에선 어느 하나 충분치 않다. 코로나 이후 세계는 이전과 다른 세계가 될 거라고 전망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인간은 본디 늙고 아픈 존재임을 잊고 건강한 이를 중심으로 사회가 구성되었다면 코로나 이후 다시 만날 세계는 아파도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사회이길 바란다.



▶ 홍종원 : 찾아가는 의사. 남의 집을 제집 드나들듯이 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꿈도 계획도 없다. 내 집도 남이 드나들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방문을 허락하는 이들이 고맙고, 그 고마운 이들과 오랫동안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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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합작 화천차 파산 후폭풍…중국 증감위 뒤늦게 "무관용 책임 추궁"



중국 100위안권 지폐
[EPA=연합뉴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최고 우량 등급인 트리플A(AAA) 등급 회사채 가치가 하루아침에 곤두박질쳤다.

최우량 신용평가를 받은 대형 국유기업이 채무불이행(디폴트)하는 사례가 빈발하면서 중국 자본시장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 BMW의 중국 사업 합작 파트너인 화천그룹(華晨集團·Brilliance China Automotive)이 파산 절차를 밟으며 중국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선양시 중급인민법원은 20일 채권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장기간 유동성 위기를 겪던 화천그룹의 파산 신청을 인용해 구조조정 절차를 밟도록 했다.

시장은 화천그룹이 파산에 들어갔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별다른 사전 경고 없이 갑작스럽게 지방정부가 소유한 대형 국유기업이 디폴트를 내고 파산 지경에 이른 점에 더욱 큰 충격을 받는 분위기다.

실제로 중국 신용평가사가 매긴 화천그룹의 회사채 등급은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최고인 트리플A(AAA)였다.

역시 'AAA' 등급을 받던 중국의 반도체 유망주 칭화유니그룹도 지난 17일 만기가 돌아온 13억 위안(약 2천19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디폴트를 냈다.

허난성의 국영 광산 회사인 융청(永城)석탄전력도 마찬가지로 AAA 등급 상태에서 지난 10일 10억 위안 규모의 회사채를 막지 못했다.

지방정부가 소유한 대형 우량 국유기업들의 잇따른 디폴트 사태로 중국 자본시장의 기본 인프라인 신용등급의 신뢰성에 금이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국영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에서 잇따라 디폴트가 나타남에 따라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채권 시장에 큰 충격이 가해졌다"며 "이에 따라 지방 정부의 보증과 중국 신용평가 기관들의 신뢰에 의문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미중 디커플링(탈동조화) 시대를 맞아 중국은 자국 유망 산업을 육성하고자 자본시장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사태는 중국 정부에도 큰 걱정을 안겼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 경제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에서 본격적으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대형 기업들이 잇따른 디폴트 사태는 중국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내상'이 경제 전반에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이 전반적인 경기 회복에 따라 통화 완화 정책의 강도를 낮추는 '출구 전략'을 본격화하면 경기 부양 정책의 영향으로 지연됐던 한계 기업들의 디폴트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시장 정보업체 윈드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회사채 디폴트 규모는 110건에 걸쳐 총 1천263억 위안(약 21조3천억원)으로 연말까지 작년(184건, 1천494억 위안)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사안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중국 당국은 화천그룹 파산 사태가 나자 뒤늦게 관련자들을 강력히 처벌하겠다고 나섰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21일 밤 성명을 내고 화천그룹의 공시 위반 의혹 조사에 나서겠다면서 화천그룹은 물론 회사채 등 평가에 관여한 기관도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증감위는 "투자자들의 합법적인 권익을 고도로 중요하게 여긴다"며 "국무원의 무관용 원칙에 근거해 법에 따라 각종 위법 행동을 타격해 채권 시장의 질서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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